AX 도입을 설계할 때 팀은 프런티어 모델 하나를 정하고 그 위에 사내 업무를 얹는다. 이때 따지는 위험은 대개 성능, 토큰 가격, 컨텍스트 길이다. 6월 마지막 주, 이 목록에 없던 변수 하나가 모델을 통째로 멈춰 세웠다.
6월 12일 미국 상무부는 앤스로픽에 Fable 5와 Mythos 5를 미국 안팎을 불문한 모든 외국 국적자에게, 심지어 자사의 비시민권 직원에게까지 차단하라고 명령했다. 명령은 즉시 발효됐고, 앤스로픽은 사용자 국적을 실시간으로 가려낼 방법이 없어 두 모델을 전원에게 껐다. 발단은 성능 결함이 아니라 탈옥이었다. 아마존 연구진이 찾은 프롬프트가 모델로 하여금 소프트웨어 취약점 몇 개를 짚게 했고, 한 경우엔 그 결함을 악용하는 코드를 쓰게 만들었다.
통제는 6월 30일에 풀렸다. 러트닉 상무장관이 2주간 재검토한 뒤 해제했고, Fable 5는 7월 1일 Claude.ai와 Claude Code 등에서 전 세계로 복귀했다. 다만 Mythos 5는 정부 심사를 통과한 미국 승인 조직에만 돌아왔다. 중단은 약 19일. 모델 성능은 그대로였고, 켜지고 꺼진 기준은 오직 사용자가 누구인가였다.
모델을 멈춘 주체는 벤더가 아니라 규제였다
그동안 도입 위험으로 배운 건 벤더의 사정이었다. 모델이 조용히 양자화되거나, 폐기 공지가 뜨거나, 요금이 바뀌는 일. 이번엔 스위치를 쥔 쪽이 공급사가 아니라 정부였다. 앤스로픽은 자사 모델을 끄고 싶지 않았지만 선택지가 없었다.
같은 주에 오픈AI도 같은 구조를 보여줬다. GPT-5.6 Sol·Terra·Luna는 공개됐지만 실제 접근은 약 20개 조직에 한정됐다. 오픈AI가 모델과 출시 계획을 미국 정부와 공유한 뒤였고, 이는 6월 2일 행정명령이 연방기관에 새 모델의 능력을 사전 평가하도록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앤스로픽은 사후 수출 통제로 멈췄고 오픈AI는 사전 검토로 늦춰졌다. 방식은 반대지만, 모델과 당신의 배포 사이에 정부가 들어섰다는 결과는 같다.
이제 위험 변수는 토큰이 아니라 사용자의 국적과 관할권이다
Fable 5를 끊은 조건은 모델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사용자가 어느 국적인가였다. 한국 기업의 구성원은 대부분 비미국 국적자다. '외국 국적자'를 겨냥한 명령에서 이들은 가장 먼저 차단되는 집단이다. 해외 벤더의 모델을 쓴다는 것은 그 벤더 본국의 수출 규제를 딸린 의존성으로 함께 들여오는 일이다. 미국 데이터존 같은 옵션은 데이터의 위치를 묶어줄 뿐, 사용자 국적을 기준으로 한 차단까지 막지는 못한다.
| 사례 | 통제 방식 | 차단·제한 기준 | 결과 |
|---|---|---|---|
| Fable 5 (앤스로픽) | 사후 수출 통제 | 사용자 국적(외국인) | 전 세계 약 19일 중단 |
| Mythos 5 (앤스로픽) | 수출 통제 + 정부 심사 | 조직 소재·승인 여부 | 미국 승인 조직만 복귀 |
| GPT-5.6 (오픈AI) | 사전 정부 검토 | 사전 승인 파트너 | 약 20개 조직만 우선 접근 |
그래서 도입 계획엔 성능표만큼 관할권 지도가 필요하다
한계는 분명히 해두자. 이건 미국 수출 규제라는 특정 관할권의 사건이고, 2주 검토로 풀렸으며, 일상 업무에 쓰는 대부분의 모델은 대상이 아니었다. 앤스로픽은 스스로 취약점을 찾고, 향후 출시를 정부와 조율하고, 악용 사례를 보고하기로 합의해 재발 확률을 낮췄다. 그럼에도 예고 없는 19일의 공백은 이미 한 번 일어났다. 단일 해외 프런티어 모델에 상시 접근을 전제한 설계는 이제 비기술적 원인을 가진 단일 장애점이다. 실무에서 점검할 것은 넷이다.
- 쓰는 모델이 어느 정부의 수출 규제 대상인지, 어떤 국적·데이터존 조건에서 끊길 수 있는지 확인한다.
- 핵심 업무마다 관할권이 다른 대체 모델을 최소 하나 지정하고 전환을 실제로 리허설한다.
- 중단이 업무를 멈추는 지점과 견딜 수 있는 지점을 나눠 우선순위를 둔다.
- 조달·계약에 '규제성 중단'을 성능·가격과 별도 항목으로 명시한다.
조녁컴퍼니가 AX 전환 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은 도구 사용법 이전에 이 판단의 근육이다. 모델을 고르는 일은 벤치마크 비교가 아니라, 그 모델이 어느 나라의 규제 아래 있고 누구에게 언제 끊길 수 있는지를 아는 조달 결정이다. 사업영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