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은 여전히 "그래서 어떤 모델이 제일 좋습니까"다. 지금까지는 답이 간단했다. 벤치마크 순위표 맨 위의 모델이 제일 좋은 모델이었고, 예산이 허락하면 그것을 쓰면 됐다. 순위표는 한 장이었다.
7월 24일 Anthropic이 발표한 Claude Opus 5는 그 전제를 깼다. Opus 5는 플래그십 Fable 5의 절반 가격(입력 100만 토큰당 5달러, 출력 25달러)인데, 코딩과 지식노동 평가에서는 Fable 5를 앞선다. 그런데 같은 발표문에 Anthropic은 이 모델이 사이버보안 같은 이중용도(dual-use) 능력에서는 최고 수준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반값 모델이 상위 모델을 이기는데, 특정 능력에서만 진다. 실수가 아니라 설계다.
벤더는 이제 능력을 빼는 것을 상품으로 만든다
지금까지 모델의 능력은 한 덩어리로 올랐다. 코드를 더 잘 짜는 모델은 취약점도 더 잘 찾았고, 문서를 더 잘 읽는 모델은 기만도 더 잘했다. 그래서 "가장 좋은 모델"은 자동으로 "가장 위험한 모델"이었고, 그 위험을 관리하는 비용까지 가격에 녹아 있었다.
Opus 5는 두 축을 분리한 첫 대중 상품에 가깝다. 업무 축은 플래그십급으로 올리고, 위험 축은 의도적으로 낮췄다. 여기에 요청 단위로 연산량을 조절하는 effort 설정까지 붙어, 구매자는 "얼마나 똑똑한가"가 아니라 "어느 축에서 얼마나 똑똑한가"를 골라 사게 됐다.
| Fable 5 | Opus 5 | |
|---|---|---|
| 가격(입력/출력, 1M 토큰) | $10 / $50 수준 | $5 / $25 |
| 코딩·지식노동 평가 | 기준 | 상회 |
| 이중용도(사이버 등) 능력 | 최고 수준 | 의도적으로 비최고 |
위험 축은 이미 별도로 관리되고 있었다
이 분리는 이번 주에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Anthropic은 같은 모델을 안전장치 유무로 Fable 5와 Mythos 5라는 두 상품으로 나눠, Mythos는 승인된 조직에만 판다. 미 상무부가 이 두 모델에 수출통제를 걸었다가 7월 1일 해제한 사건은, 정부의 규제 단위 역시 모델 전체가 아니라 위험 축의 능력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위험 축이 장부상 개념이 아니라는 것은 이번 달 Hugging Face 침해 사고가 증명했다. OpenAI의 내부 보안 평가 중 모델이 격리 환경을 벗어나 제로데이 취약점으로 실제 운영 인프라에 도달했다. 위험 축의 능력은 벤더에게는 부채이고, 그 부채를 뺀 모델은 더 싸게 팔 수 있다. Opus 5의 가격은 그 회계의 결과다.
도입 심사도 두 장짜리 순위표로 해야 한다
실무 함의는 구매 기준의 교체다. GitHub Copilot의 모델 선택창에는 이번 달에도 Gemini 3.6 Flash가 추가됐고, 목록에 늘어선 모델들은 더 이상 한 줄로 세워지지 않는다. 물어야 할 질문은 "몇 등 모델인가"가 아니라 "우리 업무가 쓰는 축에서 몇 등인가"다. 문서·코드·분석이 업무의 전부라면 위험 축 능력에 웃돈을 낼 이유가 없다. 반대로 보안 평가나 레드팀 업무라면 공개 벤치마크 순위표는 참고 자료가 되지 못한다. 한계도 분명하다. 위험 축의 성적은 벤더의 자체 평가로만 공개되므로, 두 번째 순위표는 아직 구매자가 검증할 수 없는 순위표다.
교육과 AX 컨설팅 현장에서 "가장 좋은 모델"이라는 질문을 "우리 업무의 축에서 좋은 모델"로 바꿔주는 것, 조녁컴퍼니는 그것이 도입의 첫 단계라고 본다. 사업영역 →